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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오랫동안 생활하다가 고향으로 돌아와 농사를 시작한 지 어느덧 3년이 되었습니다. 처음 귀농을 생각했을 때만 해도 농촌에 내려가면 조금 여유롭게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살아보니 농촌생활도 결코 만만하지 않았습니다. 몸은 농사일로 힘들고, 농산물을 생산해도 생각만큼 수입이 생기지 않았습니다.

3년 동안 농촌에서 생활하며 확인한 현실은 분명했습니다. 농촌은 도시보다 한가한 곳이 아니었고, 농사 역시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생활의 방식과 스트레스의 종류는 도시와 달랐습니다.

회사생활 10년과 식당 운영  10년, 지쳐버린 몸과 마음

저는 농촌으로 돌아오기 전 회사생활을 약 10년 정도 했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출근하고 일을 하면서 바쁘게 살아왔습니다. 회사생활을 마친 뒤에는 식당을 운영하며 또 다른 삶을 시작했습니다.

식당을 운영한 기간도 약 10년이었습니다. 장사를 시작할 때는 열심히 하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식당은 생각보다 훨씬 많은 체력과 신경을 필요로 했습니다.

아침부터 재료를 준비하고 손님을 맞이하고, 영업이 끝난 뒤에는 청소와 정리를 해야 했습니다. 하루 종일 서서 일하다 보니 몸은 점점 지쳐갔고, 장사를 하는 동안에는 매출과 지출, 직원 문제, 손님 문제 등 신경 써야 할 일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특히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식당 운영은 더욱 힘들어졌습니다. 손님이 줄어들고 매출이 떨어지면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 날이 많았습니다. 장사를 계속해야 하는지, 그만두어야 하는지도 쉽게 결정할 수 없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몸도 예전 같지 않았습니다. 마음 역시 지쳐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에는 ‘내가 지금 무엇을 위해 이렇게 살고 있는가’라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몸은 망가져가고 마음은 지쳐가면서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도 커졌습니다.

그러다 문득 고향 생각이 났습니다.

‘이제는 고향으로 돌아가자.’

대단한 계획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성공을 위해 귀농을 선택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지친 몸과 마음을 조금 내려놓고 고향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보고 싶었습니다.

농촌에 돌아오니 몸은 힘들지만 생활 방식은 달라졌다

고향으로 돌아와 농사를 시작하면서 처음에는 모든 것이 낯설었습니다. 도시에서 생활할 때와는 하루의 흐름 자체가 달랐습니다.

농촌에서는 날씨가 하루 일정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비가 오면 밭에 나가기 어렵고, 비가 그치면 해야 할 일이 한꺼번에 생겼습니다. 햇볕이 강한 날에는 더위와 싸워야 했고, 잡초가 자라면 또 밭으로 나가야 했습니다.

농사일을 하면서 몸은 정말 많이 힘들었습니다. 특히 파종과 수확 시기에는 작업량이 몰렸고, 반복적인 작업으로 허리와 무릎에 부담이 갔습니다.

농촌생활이 도시생활보다 편하다고 말하기는 어려웠습니다. 다만 스트레스의 원인이 달랐습니다. 도시에서는 매출과 업무, 사람 사이의 문제를 계속 신경 써야 했다면, 농촌에서는 날씨와 병해충, 농산물 가격처럼 내가 통제하기 어려운 문제를 감당해야 했습니다.

아침에 밭에 나가 작물의 상태를 확인하고, 하루 작업을 정해진 순서대로 진행하는 생활은 도시에서의 생활과 달랐습니다. 시간에 쫓기는 일이 줄어든 대신, 해야 할 일을 스스로 판단하고 책임져야 했습니다.

물론 농촌생활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준 것은 아닙니다. 날씨가 좋지 않으면 애써 키운 작물이 제대로 자라지 않을 수도 있고, 병해충이 발생하면 추가 비용과 작업이 필요합니다.

농산물 가격이 떨어지면 열심히 농사지은 만큼 수익을 얻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농사일을 마친 뒤에도 판매와 정산, 다음 작기 준비를 해야 하므로 완전히 쉴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농사일은 결과가 눈에 보인다는 점에서 이전의 일과 달랐습니다. 씨를 뿌리고, 작물을 관리하고, 수확하는 과정이 이어지기 때문에 내가 한 일과 결과를 비교해볼 수 있었습니다.

농사일을 마치고 몸은 녹초가 되어도 그날 해야 할 작업을 마쳤는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예전보다 생활의 흐름이 단순해졌고, 내가 어떤 일을 하며 하루를 보냈는지도 분명해졌습니다.

농촌생활을 하면서 건강이 한꺼번에 좋아진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농사일로 인한 근육통과 부상 위험을 관리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생활 습관과 몸 상태를 스스로 점검할 시간은 이전보다 많아졌습니다.

농사 수익의 현실, 욕심을 내려놓고 자연에 순응하는 법을 배우다

귀농하면 농사를 지어 수입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농사를 열심히 지으면 어느 정도의 소득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3년 동안 직접 농사를 지어보니 생각과 현실에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씨앗과 모종을 준비하고 비료와 농자재를 구입해야 합니다. 농기계 비용도 들어가고, 농작업에 필요한 여러 비용이 발생합니다. 여기에 날씨까지 도와주지 않으면 생산량이 줄어들기도 합니다.

열심히 농사를 지었는데도 판매가격이 낮으면 실제로 손에 남는 돈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수확량이 많아도 판로가 부족하면 제값을 받기 어렵고, 반대로 가격이 올라도 생산량이 적으면 전체 수입은 제한적입니다.

처음에는 이런 현실이 답답했습니다.

‘이렇게 힘들게 농사를 지었는데 왜 수입은 이것밖에 안 될까?’

하지만 농사를 계속하면서 수익을 계산하는 방식도 달라졌습니다. 매출만 볼 것이 아니라 종자와 자재비, 임차료, 운송비, 농기계 사용료, 작업에 들어간 시간까지 함께 따져야 실제 수익을 알 수 있었습니다.

농사는 내가 모든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씨를 뿌리고 물을 주고 잡초를 제거하는 것은 내가 할 수 있지만, 비가 언제 올지, 태풍이 올지, 기온이 어떻게 변할지는 내가 결정할 수 없습니다.

결국 농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자연이 허락하는 범위 안에서 최선을 다하고,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대비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작목을 한 가지에만 의존하지 않고, 파종 시기를 나누거나 비용을 미리 관리하는 것도 농사를 지속하기 위해 필요한 일입니다.

농촌에서는 마을 공동체 활동도 경험하고 있습니다. 현재 새마을지도자라는 마을 봉사직을 맡아 마을을 위해 필요한 일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특별한 임금을 받는 일은 아니지만, 마을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서로 도우면서 농촌 공동체의 의미도 조금씩 알게 되었습니다.

농사만 생각하면 수익이 아쉬울 때도 있지만, 농촌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생산과 판매뿐 아니라 이웃과의 관계, 공동체 활동, 생활 기반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도 배웠습니다.

3년 전에는 무엇인가를 더 많이 얻으려고 했다면 지금은 목표를 현실적으로 조정하고 있습니다. 무리하게 규모를 키우기보다 현재 감당할 수 있는 면적과 작목을 유지하고, 비용과 노동력을 고려해 다음 농사를 준비하려고 합니다.

욕심을 조금 내려놓고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농사를 짓고, 자연이 주는 만큼 받아들이는 것. 이것이 제가 3년간 농촌생활을 하면서 배운 가장 큰 변화입니다.

농촌생활은 결코 편한 삶이 아닙니다. 몸은 도시에서보다 더 많이 움직여야 하고, 농사 수익도 기대만큼 많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하루 일과가 비교적 분명하고, 내가 한 작업의 결과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은 농촌생활의 특징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사생활 10년, 식당 운영 10년을 지나 귀향한 지금, 저는 농촌에서 제 생활 방식을 다시 조정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농사를 잘 짓는 농부가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동시에 생산비와 노동시간을 관리하고,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며, 몸을 다치지 않도록 작업 방식을 개선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아직 귀농 3년차라 배워야 할 것도 많습니다. 농사도 서툴고 수익도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하지만 작물별 작업 시기와 비용, 수확량을 기록하면서 조금씩 다음 농사를 준비하는 방법을 익혀가고 있습니다.

오늘도 밭에 나가 작물을 살피고, 잡초를 뽑고, 필요한 일을 하나씩 해나갑니다.

많이 얻지는 못하더라도 내가 직접 키운 농작물이 어떻게 자라고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 확인하는 것. 그것이 제가 고향으로 돌아온 뒤 경험하고 있는 농촌생활의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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